첫 폐렴

일상다반사 2018. 11. 16.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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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52. 어제 퇴근길에 어머니 병문안 다녀와서 바로 침대에 뻗어버렸다. 아침 흔들리는 지하철 안에서 이 글을 쓴다.
흔한 합병증의 하나인 폐렴으로 항생제 투여 중인데 보통 일주일이면 완치 가능하다고 한다. 다음주 전원 전에 완쾌되어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데 제약 사항이 없길 간절히 바란다.
어머니는 기관절개술한 호스 장치 교체 등으로 힘없어 보였다. 두 눈은 뜨고 계셨고 특히 왼쪽 눈동자의 반응이 더 활발해 보였다. 아기들 음성, 동영상 보여드릴 때 가장 기분이 좋으신 듯 하다. 어머니께 이제 집으로 가겠다고 인사하는데 나도 모르게 목이 메이고 눈물이 글썽였다. 우리와 계속 함께하고픈 어머니 마음이 느껴졌다. 그 아쉬움과 외로움이 와닿았다. 야윈 육체에 갇힌 영혼이여, 얼마나 답답할까...
나의 연약함과 어머니의 쾌유를 위해 기도했다. 병문안 후 지하철 풍경은 낯설다. 같은 세상이지만 모두 다른 영화 속 인물들 같다. 그게 고독이란건지는 모르겠다. 그나마 사회 속의 미약한 연대감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출근길 옛가수 패닉의 멜로디 안에서 겨울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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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hy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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