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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뇌수가 차지않도록 복강으로 이를 빼주는 펌프 보조물 및 체내호스 삽입. 교체기간 약 5년.
ㅇ두세 시간에 걸친 마취 수술.
ㅇ수술 후 눈동자가 더우 뚜렷하고, 눈동자 움직임이 자연스러우며 목도 좌우로 움직임.
ㅇ고개를 끄덕이며, 입꼬리 움직임으로 미소 보이며, 눈물을 조금 흘리기도 함.
ㅇ며칠 후 어머니 상태를 보고 션트 수술 결정 예정

수술 후 어머니의 급호전에 아버지와 누나가 매우 기분이 좋은 상태였다. 나 역시 그러한 감정을 감출 수 없었다. 일희일비. 아이들 음성녹음을 들려주니 옅게 미소짓기도 하고, 눈물 한방울 흘리시기도 하네. 나의 가족이라고 불리는 와이프나 아이들은 그 의미를 알고 있을까.
쓰고 있던 내용이 갑자기 저장 안 되니 조금 김 빠진다. 분리되어가는 나의 일상, 아니 금이 가는 내 삶, 도망가고 싶은 내 즉흥적인 감성에 대해 쓰고 있었다. 이제야 간병 2개월 지났는데 나는 별로 하는거 없이 지쳐가기만 하네. 생각이 많고 고민이 많은 나답다. 하하하.
이 글이 나중에 나와 다른 이들에게 어떤 의미를 줄 수 있을까. 간병수기를 멈추는 날이 가장 행복한 날일까 슬픈 날일까. 낮과 밤은 반복되고, 종교 시설에 사람들은 오고 가고, 내 삶도 그렇게 지나간다. 이대로 그냥 흘러가는게 맞나 싶다.
누군가의 존경이 아닌 놀림감이 되고, 나는 추하게 냉소적으로 나이들고, 뜨거운 육체적 애정은 식어간다. 이게 뭘까라는 사색을 자주 한다. 아무 의미 없을수도 있다.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하다보니 지.친.다.
이렇게 기쁜날조차 기분이 안 좋은 내가 미워지는구나. 표정도 안 좋으니 더 나쁘다. 내가 나를 좋아하고 아끼고 사랑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네.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가. 왜 이렇게 복잡하게 힘들게 사고하는지 나도 모르겠다. 이런걸 기질이라고 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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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hy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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