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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은 간병인 여사님의 외출날이라 가족들이 힘을 모아 간병하는 날이다. 오전에 어머니 두 눈을 또렷히 뜨고 계셔서 옛 동영상, 사진을 보여드렸다. 이북 내용도 읽어드리니까 기분이 좋으신지 내 손을 여러번 꼭 움켜잡으셨다. 분명 모든걸 듣고 느끼고 계시는 듯하다.
점심 후 폐렴 항생제 때문인지 눈을 붙이시고 주무셨다. 아버지가 내 나이 정도일 때의 이야기를 해주셨다. 아버지의 30대 후반, 40대 초반에 회사에서 겪은 이야기는 내 가슴에 와닿았다. 당시  과천, 울산, 신천 등 재테크 에피소드는 오묘했다. 아버지는 당시 호황이던 조선업에 종사하셨는데 덕분에 적정한 규모의 부와 안정된 노후를 이루신 듯 하다. 자식농사도 이 정도면 나쁘지 않지.
너무 다른 시대에 마흔을 향해 걸어가는 내 모습을 돌아본다. 성장이 정체된 듯한 내 그림자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걸까. 그때 그 결정이 최선이었을까. 연말이라 그런지 올해를 문득 되돌아보게 된다. 나는 어떤 자식, 남편, 아빠, 선후배, 친구, 신도인걸까. 답없는 질문이란거 안다.
오늘도 이렇게 간병 가족의 하루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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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hy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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