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03 雨木

일상다반사 2019. 7. 2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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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목요일이다.

잠실나루역에서 내려 익숙한 공원길을 걸어갔다.

최근 장례식장 때문에 아산병원에 들리는 경우가 잦아졌다.

 

오늘따라 비가 꾸준히 내려 내 신발, 양말, 바지 끝은 흠뻑 젖어들었다.

서관, 신관을 거쳐 동관 엘리베이터를 탔다.

그 전에 지하 아케이드에 들려 마트에서 아이스크림, 전통과자를 구입했다.

주전부리를 반기지 않을거라는 예감은 있었지만 아버지 추천대로 했다.

 

6인실 창가쪽에 어머니는 누워계셨다.

간병 여사님과 함께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를 보는 듯 했다.

스마트폰은 인간의 시공간을 초월하게 해주는 매개체임이 분명하다.

 

재활치료는 아직 많지는 않는 수준이며,

대형병원이다보니 여기저기 산책할 시공간이 충분하다고 한다.

오른팔과 다리는 다소 정적이다.

 

어머니의 기분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아이들 사진 동영상에 그나마 미소지을 뿐,

나의 포상이나 성과는 타인의 이야기로 다가올 뿐이다.

 

아버지가 챙겨놓으신 두꺼운 진료비 영수증 등을 챙겼다.

오던 길로 동일하게 돌아갔다.

참, 오던 길의 시작에서 분식점에 들려 라면 김밥을 먹었지.

 

너무 많은 생각과 함께 또는 아무 생각 없이 걸었나보다.

그렇게 나는 절규하는 일상과 담담히 마주했다.

 

누군가에게는 힘이 되고 싶고, 하나의 희망이고자 했다.

기도를 하며 내 마음 속, 내 머리 속의 스위치 온/오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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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hy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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