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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을 맞이하여 어머니 병문안을 다녀왔다.
전원하신 병원에서 공식 면회는 처음 해보았다.
그동안은 비공식적으로 비대면 면회만 했었다.
코로나 간이검사 키트와 체온계를 통해 면회자의 상태를 점검하였다.
바깥세상은 노마스크이지만, 여전히 병원 시설들은 마스크 세상이라 안타까웠다.
카네이션 화분, 좋아하시는 과일을 들고 찾아뵈었다.
요양병원의 지하에 작은 테이블과 소파 몇 개 비치되어 있는데, 그 공간에서 뵐 수 있었다.
지상 3층에 별도 면회 공간이 더 있다고 하는데, 거긴 아직 가보지 못 했다.
신경 억제하는 알약 때문인지 어머니는 상당히 피곤해 보이셨다.
몇년째 복용하시는 중인데, 소량이면 충분할 듯 한데 이번엔 많이 처방한 듯 하다.
담담의사의 실력 또는 성향이 케바케라 참 답답하다.
뇌질환 환자들에게는 외과 수술/처방만이 대부분이고,
아직도 우리 인간의 뇌 기능과 작용에 대해서는 미지의 영역인 듯 하다.
최첨단 과학과 기술의 시대에서도, 여전히 우리 스스로 답을 찾지 못 한 영역들이 매우 많다.
겸손해지자 인간들이여.
정신차리자 인본주의여.
어머니의 회복이 더딘 것을 보면, 참 탓하고 싶은 데가 많다.
사회, 복지, 의술, 나 자신, 하늘.
세다보면 끝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내시는 (또는 괜찮은 척하시는) 아버지를 보며 기도한다.
기도을 한다.
또 기도해본다.
그리고 주기도문을 드려본다.
내가 행복하냐고?
글쎄. 어떻게 답해야할 지 모르겠다.
여전히 삶 속에서 내가 다 이해하지 못 하는 일들이 많다.
아마 영원히 이 모든 걸 이해(또는 해석)하지 못 하겠지.
내가 희망을 보았냐고?
희미한 빛줄기 하나가 스쳐 지나간다면, 그것으로도 나는 만족한다.
나는 좌절, 절망하였는가?
그렇다. 나는 좌절과 절망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다.
그 끝은 어둠과 죽음이 아님을 알기에, 저 멀리 더 멀리 바라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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