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늦으면 4월에는 병원에서 나가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아버지 휴대폰 문자로 알려온 소식이다.
되돌아보면 2년 가까이 이 병원에 머물 수 있었다.
전원 또는 퇴원을 하나씩 알아봐야 한다.
4년반 가까이 병실 생활을 하다보니, 이제는 어느덧 익숙해진 분주함이다.
설연휴를 맞이하여 가족끼리 이 무거운 주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진 않았다.
갑작스런 통보 때문인지, 또는 지금 이 순간만이라도 소중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이었는지는 나도 모른다.
2020년초 코로나 이후 모든게 바뀐 재활/요양병원 면회 시스템이다.
이제는 예전 모습이 무엇이었는지조차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희망과 절망 사이에서, 소망의 끈 하나를 붙잡고 나아간다.
지금까지 주욱 계속 함께 해주신 간병 이모님과의 헤어짐이 얼마 남지 않았다.
많은 선택과 숙제가 가족들 모두에게 남겨져 있다.
지나간 시간이 백년 같이 느껴졌는데, 이제 다시 돌아보니 한순간이었다.
우리 모두 더 늙었을 뿐일까.
더 아프고 더 성숙해졌다.
겨울이라 춥고 더 시리다.
좋은 감정, 즐거움보다는 블루한 느낌과 담담함이 스며든다.
어린 아이들을 통해 웃음 그리고 미래를 기대하게 된다.
그렇게 우리의 오늘과 내일을 앞으로 밀어내어본다.
기적을 버리지 않고 바라고 있다.
한편 기적이 없을 것 같다는 두려움과 슬픔이 몰려온다.
그 감정의 물결과 소용돌이 속에서 가끔 헤어나오지 못 한다.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없어보이고, 전지전능한 자에게 기대어 본다.
내 삶의 여정을 맡겨본다, 한편 거슬러가기 위해 몸부림친다.
오늘 하루가 소중하다.
내일은 내일 부딪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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