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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비공식 면회까지 기록해야 한다.
코로나 확진자 추이 때문에 어머니 만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지독한 감염병이다.
8월초 여름의 끝자락에서 큰 수박을 사들고 갔다.
정말 탐스럽고 시원해보였다. 집앞 과일가게의 마지막 수박이었다.
병원 정문이 아닌 옆구리에서 어머니를 조금 더 가까이 뵐 수 있었다.
유리창을 사이에 하고 재활과 병원 생활에 지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버지는 희망의 미소를 지으실 뿐이다.
간병 이모님도 가능하면 좋은 이야기를 해주시려 한다.
아이들은 서먹해지는 할머니를 마주하고, 노인은 아이들을 반갑게 맞이해준다.
마스크마저 편하게 잠시 벗을 수 없는 이 사회 분위기가 싫다.
어머니 병문안 후 아버지 댁에 들려서 식사를 함께 했다.
근처 중국요리 잘 하는 맛집에서 배달시켜 먹었다.
가족은 자고로 식사를 같이 하는데 그 의의가 있는데 요즘은 그게 참 어렵고 귀하다.
식사 후 탄천 산책로를 다같이 걸었는데 너무 더웠다.
소화도 시키고 산책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이제는 여섯이 아닌 다섯이 함께 하는 모임에 익숙하다.
코로나 대응에 미흡한 정부에 대한 저주, 증오, 분노가 불쑥 튀어오른다.
한편으로 예수 그리스도와 성경을 붙잡고 용서, 해석, 기적을 떠올려본다.
병문안 다녀온 날에는 가족들에게 더 조심하는 편이다.
나의 감정 열차가 폭주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결국엔, 오늘 하루에 감사하고 내일의 소망을 붙잡고 잠을 청해본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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