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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면회는 평일 낮에만 가능하다보니, 주말을 이용해 유리창 사이로 어머니를 뵈러갔다.
거리가 멀어져서 마음도 멀어진건지, 한달에 한번은 직접 뵈러 가야겠다.

글 제목을 쓰는데, 수술 후 벌써 천일 가까이 지난게 놀랍고 한편 두렵다.
최근 당뇨 판정을 받으셔서 식단이 자유롭지 않으시다.
집앞 본죽에서 전복죽, 호박죽 주문해서 따뜻하게 들고 갔다.
부지런한 일요일 오전이었다.

매번 느끼지만, 병원 시설은 공기가 맑고 나무가 많고 쾌적해 보인다.
우리 아이들을 보며 활짝 웃는 어머니 모습을 보니 마음이 놓였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 한 코로나 시국을 거치며, 재활치료의 난관과 회복의 한계를 느꼈던 지난 3년이라고 할까.
누구를 탓하거나 무엇을 탓하는게 무의미하다.
많은게 생각보다 지연되고 더디게 진행되는 듯 하다.
기적을 바라며 계속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할 뿐.

삶이란게 생각해보면 짧지만 길다.
몇년을 살았느냐보다는 얼마나 밀도있게 살았느냐도 중요하다고 한다.
마흔이 되어보니 나의 앞과 뒤가 조금 보인다. 
내 앞에 놓여진 오솔길, 내가 가려하는 방향.
내가 걸어온 길, 나의 발자욱.
나의 오른쪽, 왼쪽도 틈틈히 돌아보며 나아갈 수 있을까.

잠시 눈을 감고 기도해본다.
회개하고 찬송하고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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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hy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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