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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에 읽었던 책의 개정판을 접하니 내 안에서 여러 감정이 휘몰아쳤다.

일종의 평행이론(이방인, 나름고스펙, 예술 및 심미, 내성적인 성경, 애늙은이, 10대의 해외생활)도 느끼는 한편, 저자와 논쟁을 하고 싶은 욕구도 솟구쳤다.

나와는 비슷하면서 다른 길을 걸어온 저자를 보니, 내가 짝퉁 홍정욱인가란 착각도 해보았다.

그의 리만 브라더스 재직 시절 경험과 헤럴드미디어 인수과정이 통편집된 점은 매우 아쉽다.


고소영/강부자 2세의 여러 단면을 보여주는 에세이집에 우리나라 언론과 사회가 판타지를 심어준 사례이다.

(서두에 있는 이어령 교수의 추천사부터 거슬렸다) 

10대의 부끄러운 민낯을 30대의 성숙함으로 자위하려는 저자의 의도는 개정판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미국학교의 논술답변처럼 작성된 저자의 문단, 문장, 단어들이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갑툭튀 명언, 라틴어 등은 상당히 거슬린다)

저자를 보면, 너무 젊은 나이에 유명해지는 걸 경계하라는 옛 구절이 떠오른다.

그의 가치관, 걸어온 길은 나와 상반된 부분이 많지만, 청춘/방황/내면을 표현하는 그의 솔직함은 높이 평가한다.

"나는 이 자유가 좋다. 가슴이 뻥 뚫린 듯한 공허함과 외로움 속에서도 내 삶을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는 이 자유가 난 고맙다"

"나에게는 마약도, 술도, 여자도 필요없었다, 이 모든 환락이 브르통의 소설과 뒤샹의 그림 속에 있었던 것이다"

"그 사람은 분명 내가 존경할 수 있는 여성일 것이다. 그리고 나의 일을 캐묻지도, 내 고통을 나누려 애쓰지도 않으며, 그저 나를 존경의 눈으로 지켜봐주는 여성일 게다"

"풍만한 고요가 오랜 벗처럼 익숙하고, 새벽은 탄생의 얼굴로 나를 맞는다. 정적을 흔드는 고독이 나를 강하게 한다"


저자와 공감하면서, 나의 10대, 20대 시절이 해부되고 재해석되는 과정을 겪으며 여러 상처와 감정이 치유되었다고 생각한다.

7막7장 그리고 그 후
국내도서
저자 : 홍정욱
출판 : 위즈덤하우스 2003.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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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hy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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