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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 나는 대략 열살 터울이다.


그의 어릴적 유학 시절을 나와 동일시한 적이 있었으나, 그가 빛이라면 나는 어둠일지도 모른다.
동작구에서 태어났으나 초중학교는 압구정동, 고등학교는 미국 명문사립 초우트 그리고 이어지는 그의 화려한 학위들.
반면 나는 경상남도 U도시 동구에서 태어나 초등학교까지 다니고, 해외 개발도상국 B도시 명문 C스쿨 1년 그리고 미국인학교. 국내 K고에 잠시 머물렀다가 OO산 캠퍼스 학사에서 멈추었다.


사춘기를 낯선 땅에서 보냈다는 공통 분모를 일부 공유하고 있다. 그에 따른 고독, 외로움, 실존, 문화에 대한 남다른 경험을 나눈다.
외향적으로 보이나 실제로 내성적이며, 재즈, 독서, 예술에 관심이 많은 성향을 보면 저자도 나처럼 애니어그램 유형4일지도 모른다.


나도 그처럼 뛰쳐나가 스타트업 창업 또는 로스쿨 과정을 밟아볼까.
7막7장에서는 10대와 20대 이야기가 주였고 저자 본인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었는데, 이번 수필집에서는 30~40대에 리더로써 그가 겪은 고충과 현실 그리고 가족 이야기가 담겨있다. 아주 훌륭한 빈티지 와인이 되어 있음을 느꼈다.


그에게는 좋은 중학교 친구 6명이 있다고 한다. 나는 정말 몇 없다. 그마저 대부분 떠나 연락조차 잘 되지 않는다.
그는 양가가 명문가이며 금수저에 가깝다. 나는 그러하지 않으며 그와 내가 다르다고 좌절하거나 슬프할 이유는 없다.


각자 자신의 무게를 짊어지고 나아갈 뿐이다.
마약을 한 자신의 딸 이야기를 꺼낼 때는 용감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았다.
헤럴드 경영, 오가니카 창업, 국회의원 활동 등에서는 솔직한 리더의 회고록에 가까웠다.


기독교인이지만 명상, 베지, 환경 보호 활동도 열심히 하는 그를 보면서 왜 자꾸 거울 속 나 자신을 보고 있다는 착각이 들었다.
20대 초반 손정의 관련 서적들을 참 재미있게 읽었다. OO산 내음이 나는 학교 도서관에서 무언가에 홀린듯 그런 책들을 읽었다. 움베르토 에코가 내게 왔다.
30대 중반에는 스티브잡스와 같은 실리콘밸리의 전설들이 내 안에 숨어있을지도 모른다는 착각을 했다.
40대에 이르러서는 괴테, 고전, 천문학, 예술가, 예수가 내 삶 속에 스며들고 있다.


저자의 책을 읽고나니 일주일에 두세번은 샐러드 점심 또는 저녁을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침에 눈 떴을때 감사기도를 읊조릴 수 있고, 밤에 잠들때 감사기도로 마무리할 수 있는 내가 되고 싶다.
저자를 통해 나이 오십에도 사람은 흔들리고 감정은 다채로울 수 있음을 깨닫는다.
휩쓸려가고 싶지 않은 내 생각에 힘을 더 줄 수 있게 되었고, 내가 도전하고 싶은 부분은 해봐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가볍게 시작했지만 책장을 덮었을 때는 여운이 오래 남는 그러한 수필집이다.
문득 내 삶, 내 일상은 어떻게 그려질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저자는 저자의 길을, 나는 내 길을 계속 간다. 우리는 잠시 이 책을 통해 가까워졌을지 모르나 결국 나는 내 소명을 향해 한걸음 더 내딛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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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hy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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