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이 책은 수개월 전에 다운받았는데, 미적대다가 최근 며칠 사이에 집중해서 읽은 특이한 경우이다.

 


광고업계의 스타 박웅현 씨의 책을 평소에도 즐겨 읽었는데, 이 책도 적정 수준의 깊이와 즐거움을 내게 주었다.
저자 본인이 "내 인생의 책이다"라고 할 수 있는 작품들에 대해 본인의 해석과 당시의 감동을 정리한 글이다.

 

책 속에서 발췌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일 년에 다섯 권을 읽어도 거기 줄 친 부분이 몇 페이지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책 읽기에 있어 ‘다독 콤플렉스’를 버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죽겠다, 힘들다 하는 건 영위하고 있는 삶의 일상적인 형태에 흥미를 잃었다는 거죠.

 

노를 젓다가
노를 놓쳐버렸다
비로소 넓은 물을 돌아다보았다

 

자연의 축복을 느끼지 못하고 바쁘게만 살아가는 안쓰러운 사람들, 그게 파리지앵을 보는 그들의 시선이 전형적인 지중해적 사고입니다.

우리의 지금, 이 존재함은 운명적으로 가벼울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작가는 말하고 있었던 것이죠. 소설은 첫 구절부터 영원회귀라는 철학적 테마를 던져놓고 사랑과 역사와 를 들여다봅니다
돈 후안의 삶에서 트리스탄의 삶으로, 가벼움에서 무거움으로 토마스의 삶이 변화하는 순간입니다. 그런데 그 무게라는 게 정치적인 것이 아니라 한 여자를 향한 사랑의 무게인 것이죠
보이는 거짓과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은 이 책의 키워드라고 할 수 있는 ‘키치’라는 단어와 맞물려 있어요. 모든 이데올로기는 ‘주장’을 위해 ‘편집’을 필요로 합니다.
이 슬픔이란 우리는 마지막 역에 있다라는 것을 의미했다. 이 행복은 우리와 함께 있다라는 것을 의미했다. 슬픔은 형식이었고, 행복이 내용이었다. 행복은 슬픔의 공간을 채웠다
바람기는 다른 말로 ‘다른 생에 대한 동경’이에요. 다른 곳에 더 나은 인생이 있을 것 같은 막연한 동경이죠. 결혼하고 이게 더 심해지는 이유는 결혼과 동시에 다른 선택의 문이 닫히기 때문이죠
손철주, 오주석, 법정, 유홍준 등을 통해 살펴볼 아름다운 문장들은 이 땅에 나고 자란 우리의 영혼과 가장 가까운 클래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

 

고전을 읽고 나만의 깊은 해석과 시사점을 도출하지 못 했다는 생각에 문득 지금까지 헛독서했다고 느꼈다.
고전이 갖고 있는 3차원, 4차원, 아니 고차원의 설계 구조를 파악하거나 사색하지 못 하는 나 자산이 부끄러웠다.
책을 앞뒤 번갈아 읽으며, 낙서나 메모 행위가 요구되는 깊은 독서를 위해서는 e북보다는 종이책이 적합하다.
부모님 댁에 먼지 쌓여있는 고전, 회사 근처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책을 수배하여 조만간 이사갈 집의 서재에 꽂아놓고 천천히 음미해야할 것 같다.
번역서 보다는 한국 고전부터 내가 흡수할 수 있는 근육이 필요하다.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에서 한글의 맛과 멋을 느끼고 싶다.

 

평점은 5점 만점에 4점.
한줄서평: "독서는 나와 저자 간의 스파링 과정을 포함한다"

 

 


반응형
Posted by ThyArt
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