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국 도서가를 강타한 소설을 최근 완독, 속독했다.
조정래 그 묵직한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작품이다.
술술 한잔한장 넘기며 마치 김진명 부류의 소설을 읽는 기분이었다.
드라마와 같이 쉬우며 친숙한 내용이라 조금 당혹스러웠다.
아리랑, 태백산맥 등은 조정래 젊은 시절 고뇌의 결과물이라고 치더라도, 이번 작품은 여러모로 파격적이다.
중국에 대해 저자들에게 가르치려 하고, 종합상사라는 흔한 설정으로 시작하는 등 다소 의외이다.
내가 만약 중국의 현대사, 한중 관계, 한국 주재원 삶 등을 그리고 싶다면 어떻게 접근했을지 궁금하다.
중국 공항 입국 심사대 직원의 눈으로 그릴까, 베르나르처럼 상해 보도 블록을 지나는 개미의 관점에서 썼을까.
천안문 경비원의 일상, 상해 술집 종업원의 관점, 주재원 아내의 눈높이, 북경 스타벅스 알바의 삶 등...
누구의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여러가지로 해석, 분석될 것 같다.
이러한 불만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대한 관심, 이해를 높이는데 이 책은 혁혁한 공을 세웠다.
저자 개인이 중국 발전에 대한 한국사회의 무감감이 얼마나 우려스럽고나 답답했으면 이러한 책을 썼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마오쩌둥, 공산당, 얼나이, 꽌시 등 낯선 단어들이 이제는 친숙하다.
중국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임은 분명하며, 이 흐름을 어떻게 타느냐가 중요하다.
개인, 사회, 국가 측면에서 이 큰 흐름을 순풍으로 활용할 지 역풍으로 맞을 지는 각자의 준비에 달려있다.
06~07년 틈틈히 강남역 중국학원을 다니며 중국어, 중국문화를 익히려던 젊은 날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사자성어, 중국고전 등을 꾸준히 익히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영역 같다.
평점은 5점 만점에 3.5점.
한줄서평: "이 세상 모든 것을 담는데 있어 사자성어 4자면 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