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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천재들의 빛나는 사유와 감각을 만나는 인문학자의 강의실
두리뭉실하고 어려워보이는 단어 '예술'이 실제로 우리 삶 속 일상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지 쉽게 설명해준다.

 


마치 내가 대학교 캠퍼스에 앉아 재미있는 대학 교양 강의를 듣는 기분이었다.

책을 읽다보면 음악, 미술, 퍼모먼스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방향성을 천천히 익히게 된다.
예술에 대한 책을 대중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쓰는 작업은 절대 쉬운게 아니나 저자는 이를 훌륭하게 달성하였다.
특히 현대예술의 난잡함, 난이함의 배경, 목적, 경과 등에 대한 설명은 매욱 유익했다.


책 읽으며 밑줄 친 부분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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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과 애착은 창의력의 기반인 셈이죠

 

그렇게 운전해서 혹시 목적지에 일찍 도착했을지는 몰라도 그는 시간을 얻은 것이 아니라 그렇게 서둘러 가는 동안의 시간을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실질세계를 충실히 살면서도 실질세계에 함몰되지 않는 시선을 갖추는 것입니다. 현실을 살면서 현실에 갇히지 않을 때 진정으로 주도적인 삶을 살게 됩니다

 

우리는 결국 인류를 둘로 구분하고 싶은 유혹, 즉 적은 것을 가지고 많은 것을 만들어내는 소수와 많은 것을 가지고 적은 것을 만드는 다수로 구분합니다

 

 

세상은 해석한 만큼 존재한다고 밝혔죠. 그러하기에 편협한 해석에 갇힌다면 세상은 협소하고 답답해질 겁니다. 그것을 독단이라고 합니다

 

질문한다는 것은 사람으로서 능동적으로 존재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어린아이들이 왜, 뭔데, 하고 물으며 주위를 받아들입니다

 

비극은 고난과 파멸 가운데 빛나는 정신적 가치를 보여줌으로써 관객에게 인간이라는 자긍심을 느끼게 해줍니다

 

모든 언어는 분류이며, 모든 분류는 억압이다. 자유는 언어 밖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인간의 언어에는 출구가 없다

 

사람들이 원초언어를 잊고 2차 언어에만 집착한다면 역동적인 창의성을 상실한 채 판에 박힌 세계에 갇히는 꼴이 되기 쉽습니다

 

모든 예술은 2차화하기 이전의 언어, 바로 원초언어를 사용합니다. 탄생하는 순간 의미를 부여받는 언어, 창조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원초의 언어인 이미지는 인간의 모든 오감과 관련이 있습니다. 촉각과 관련된 따가운 이미지나 차가운 이미지도 있고, 후각과 관련되어 있기도 합니다

 

 

빡빡하고 촘촘한 세상에는 여백이 필요합니다. 여백은 빡빡한 세상에 빈 공간을 창출해서 새로운 무늬를 그리게 하고, 새로운 가능을 제공해줍니다

 

현대에 올수록 사실과 진실은 더욱 괴리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대의 예술은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 사실들을 더욱 비틀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보는 모든 것은 뒤샹의 작품이며,
 뒤샹의 작품이 아니라고 하면
 그것이 곧 뒤샹의 작품이다.”
 — 존 케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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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아트홀 유료회원으로 등록한지 한달이 넘었는데, 아직 한번도 방문하지 못한 부분,
클래식 CD를 집 오디오에 넣어 재생하면되는데, 주말에 이를 활용하지 않는 점,
회사주변에 작은 갤러리들의(센터원, 롯데백화점 본점 등) 전시회에 소홀해진 부분,
집에 두 아이와 나의 우쿨렐레 악기가 그냥 먼지에 쌓여 있는 점 등을 문득 반성하였다.

 

책본문 중에 "세상은 해석한만큼 존재한다"라는 표현이 내겐 가장 무서웠고 아팠다.
왜냐면 나의 세상은 편협한 해석(일/가족/아이 정도)에 갖혀있기 때문이다.
"빡빡하고 촘촘한 세상에는 여백이 필요하다"라는 문장도 내 공감을 이끌어냈다.
동양화의 묘미는 여백이라고 하는데, 나 동양인의 삶에 여백이 부족했다는 느낌이다.
올해는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의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이는 요즘, 이 책은 내게 많은 울림을 주었다.

 

평점 5점 만점에 4.5점
한줄서평: "여백과 풍부한 해석으로 채우는 나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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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hy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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