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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예산으로 구입한 서적이다.
난 SK 와이번스에 관심이 없고, 두산 베어스의 팬이다. 10대 후반에는 농구, 20대 초반에는 축구를 좋아했지만 요즘에는 야구가 좋다.
인터넷과 야구계에서 몰매를 맞는 김성근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우리 사회의 비주류라고 할 수 있는 누리꾼들이 야구계의 비주류인 김성근을 감정적으로 몰아붙이는 행동은 참으로 어리석다고 느꼈다.
자서전은 대부분의 경우 자신의 업적을 미화하고 잘못을 축소하여 기록한다고 하는데, 그래도 70의 나이가 넘은 야구계 거목의 책은 읽은만했다. 베컴,마해영,루니와 같은 스포츠 스타의 자서전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나이 50 이전에 삶에 대해 당당히 남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가벼운 행동 같다.
박태옥이라는 프리랜서 작가가 이 자서전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김성근의 잡초같은 인생은 독자에게 생생히 전달되었다. SK 와이번스를 미화한 부분도 있지만 김성근 감독의 야구 인생 최고점은 SK 와이번스 우승이기에 이 부분은 어느 정도 눈감아 줄 수 있었다.


김성근은 야구에 미쳤고 인생 모든 것은 건 사람이다. 내 나이 28살이 되도록 인생을 걸만한 무언가를 찾지 못한 나의 모습을 반성하게 되었다. 일본에서 태어나 영락없은 일본인의 사고 방식/관습이 베어 있는 김성근은 야구에 미쳐 19살의 젊은 나이에 낯선 땅 한국에 홀로 왔다. 일본에서 '조센징'이라며 무시당해도 야구가 좋아 야구를 계속 했다. 한국에서 와서 '쪽발이'라며 무시당해도 야구가 좋아 야구를 계속 했다. 획일화된 사회에서 정체성이 애매모호한 사람은 다른 사람에 비해 2~3배 노력해야 하는 운명을 지니고 있다. 어린 시절을 외국에서 보낸 나로써는 그의 심정이 너무나도 잘 이해되었다. 한 인간의 성장기에 형성된 가치관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김성근인 인생의 앞부분(20년)을 일본에서 보냈고 뒷부분(50년 이상)을 한국에서 보냈어도, 그에게는 일본에서 형성된 가치관이나 사고 방식은 바꾸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를 통해 일본에서 바라본 한국의 50~70년대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야구에 대한 자존심이 매우 강하다. 그래서 지금까지 자신이 맡은 모든 팀과 충돌하여 안 좋게 끝났다고 한다. 그에게 있어 야구는 끊임없는 연구의 대상이며 인생 그 이상의 것인데, 자본주의 원칙에 입각한 팀의 모기업들은 그러한 요소를 고려하지 않는다.

나는 그의 끊임없이 학습하는 자세를 배우고 싶다. 그는 나이 60 넘어, 2005년 롯데 마린스 코치로 갔을 때 야구에 대한 새로운 눈을 떴다고 한다. 이 얼마나 경이롭고 어려운 일인가. 인간이 나이 60세 넘어 삶에 새로운 눈을 뜰 수 있다는거! 나도 나이 들어도 그러한 순간이 오길 바란다. 다른 이들이 그는 꼴찌팀을 선두권으로 이끄는 데에는 소질이 있지만 우승 제조기가 아니라고 이야기해도, 그의 야구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았다. 끝내 그는 우승을 해내지 않았는가! 그는 이야기한다. 실패한 경우 다음 기회는 없다. 허나 다른 기회는 있다!

그에게는 두 가정이 있다고 한다. 하나는 자신의 야구팀, 다른 하나는 자신의 실제 가족. 그는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어, 결국 전자를 택했다고 한다. 남자에게 일과 가정을 둘 다 잡는 것은 불가능한걸까, 다시 한번 고민하게 되었다.
나도 늙으면 자서전을 쓰겠다는 계획이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내 젊은 시절을 좀 더 의미있게 보내야할 것 같다. 20살 이후에 정말 인생에 맞서 위대한 도전을 한 기억이 없다. 부끄럽다. 실패와 성공 사이에서 냉정하게 저울질하는 사이에 나의 도전 정신은 그렇게 사라지고 있었다. 내 나이 28살.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은 결국 자기의 위치에서 최고가 되는 사람들인 것 같다. 



나의 액션 플랜은>>>
러셀 자서전과 김대중 자서전 읽자
그리고 도전하자. 실패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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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hy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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