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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살펴보았듯, 일본의 굵직한 반도체 업체들의 쇠망사에는 공통적인 패착이 관찰된다. 일본 반도체 왕국의 패착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가장 큰 패착은 기술에 대한 과도한 자신감과 그로 인한 세계 시장의 변화에 대한 대응력 저하다. 두 번째 패착은 혁신의 딜레마다. 시장을 압도하기 위해 과감하게 투자한 혁신 기술이 아이러니하게도 오히려 수익률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세 번째 패착은 정부의 과도한 간섭이다 _84쪽
그러나 이러한 높은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여전히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2021년 기준 16.7퍼센트 수준에 불과한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미국의 중국 기술 견제 기조로 인해 실질적인 자급률이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2025년까지 70퍼센트의 자급률을 달성하겠다는 중국의 목표 달성이 난망한 상황이다. _119쪽
이렇듯 아무리 첨단 기술, 첨단 장비라고 해도, 어느 한 나라, 혹은 한 회사가 독점하여 홀로 기술을 개발하거나 표준을 주도하는 것은 이제는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규모가 큰 산업일수록 효율적인 발전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촘촘한 글로벌 공급망이 형성되고 세심하게 조율되는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_169~170쪽
어떤 나라보다도 충격적인 결과는 중국에서 나타난다. 지난 20년간 중국 연구자들은 논문 편수뿐만 아니라 그 질까지 급성장했다고 알려져는 있었다. 하지만 이 보고서에 나타난 데이터는 예상을 훨씬 넘어선, 두려울 정도의 수준이다. 화학과 재료과학은 가히 세계 최강이라고 부를 만한 수준이고, 공학 전반과 수학 역시 어느새 세계적 수준이 되었다. 물리학과 지구환경 쪽도 톱클래스 등극이 눈앞에 온 것으로 보인다._201~202쪽
삼성의 사례에서 보듯, 한국이 만약 칩4동맹에 동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오히려 가장 대체하기 어려운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공정을 미국에 확보해두고 이를 오히려 지렛대 삼을 수 있어야 한다. 삼성이 그러한 전례를 만들어두면 비단 반도체 산업뿐만 아니라 배터리, 바이오, 자동차 등의 다른 산업이 미국에 진출할 때에도 비슷한 혜택과 법적 보호를 기대할 수 있다. 지렛대 삼아 얻어내야 하는 것은 미국 법의 보호와 기반시설 지원, 감세, 고용인원 증원에 따른 보조금 확보, 그리고 타국 수출 과정에서 미국의 기업에 준하는 관세 혜택이나 기술 IP 로열티 혜택 등이다. _2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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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제목을 맛깔나게 잘 뽑았다.
'반도체' 그리고 '삼국지'. 이 키워드만으로도 많은 이목을 끌었을 것이다.
내용은 역시 반도체 산업 동향을 중심으로 다루었으며, 일본 반도체 왕국의 쇠락과 중국 굴기를 중점적으로 서술한다.
저자가 언급한 '반도체 서진'(서쪽으로 진격하다) 흐름은 모든 산업에 적용 가능한 이야기에 가깝다.
유럽 > 미국 > 일본 > 한국 > 중국으로 확장되는 산업과 기술의 패권이 어디 반도체뿐이랴.
조선, 휴대폰, 콘텐츠, 가전, 바이오 등 20세기에서 넘어온 21세기의 흐름은 유사하다.
전 정부 그리고 현 정부의 어설픈 개입이 많은 산업에 독이 되어가고 있다.
반도체 관련 세제 혜택 정책도 통과가 안 되고 있는데, 감 내놔라 배 내놔라 여의도에서는 난리다.
어린이를 위한 이건희 전기, 위인전 하나 제대로 없는 나라에서 반도체 강국을 꿈꾼다는게 사치일지도 모른다.
기업과 기업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삼국지에서 승기를 잡긴 어려워 보인다.
공산/사회주의를 지향하지만 가장 자본주의에 충실한게 중국인들과 화교계 상인이라고 한다.
자원빈국인 우리나라가 어설프게 사회주의를 지향하고 있을 때, 우리나라 발전의 정점을 찍은게 아닌지 자문해봐야 한다.
일본, 중국 그리고 미국 사이에서 지혜롭게 잘 헤쳐나가야 한다.
대한민국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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