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전에 다운받은 e북인데 거의 읽지 않다가 최근 며칠 사이에 완독했다.
당시 마 교수의 수필, 에세이집을 흥미롭게 접하고 있었다. 마 교수가 죽기 전의 일이었다니 그간 많은 일이 있었구나.
마 교수의 소설도 시도해보았지만 내가 소화하긴 어려웠다.
책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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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감상적(感傷的)이고 퇴폐적인 내용으로 된 것이라야 재미있다. 나는 소설이 주는 재미의 본질이 결국 ‘감상’과 ‘퇴폐’에...
사드의 문학은 동물적 존재로서의 인간 실존의 근거를 ‘가학 욕구’에서 찾아냈다는 점에서 철학사적이고 문학사적인 의의를 지닌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2대 본능을 에로스(Eros)와 타나토스(Thanatos)라고 이름을 붙였는데, 말하자면 에로스는 삶의 욕구...
작가는 자신이 쓰고 싶은 것을 ‘당위적(當爲的) 요청’으로서가 아니라 ‘단순한 배설욕구’에 의해 가식 없이 써내려가야 한다.
서머셋 모옴이다. 그는 소설이란 오로지 ‘재미’를 주기 위한 것이고, 나아가 ‘현실 도피’를 위한 것이라고 했다.
모옴의 대표작으로는 흔히 『인간의 굴레』가 꼽히는데, 모옴 자신은 『과자와 맥주』에 가장 애착이 간다고 했다.
사도마조히즘이나 그 밖의 성 심리에 대해 지나치게 부정적이거나 윤리적인 잣대로 사전 검열하는 태도는 바로 ‘문화적 파시즘’의 ...
'동화는 환상이나 망상을 통해 원초적 본능을 대리배설하는 것이고, 아울러 그런 환상적 도취를 통해 현실로부터 도피하는 것이다'
'그 어느 날에나 우리들은 인생을 더 ‘자유롭고 가볍고 경쾌한 것’으로 즐기면서, 서로가 화사한 웃음을 나눌 수 있게 될는지!'
'종교는 보이지 않는 대상을 사디스트로 상정(想定)하고 쾌감을 구하는 반면, 이 작품에서는 구체적인 이성(異性)을 대상으로 하여...'
'내가 확신하고 있는 ‘작가정신’이란 ‘기성도덕에 대한 창조적 반항’이고 ‘기성 지배이데올로기에 대한 반골적(反骨的) 도전’이기...'
'우리 문학계가 소설이 갖는 ‘관념적 포장’에 높은 가치를 매기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말하자면 뭔가 복잡한 사색이 담겨 있는 ...'
'겉으로 표방하는 표면주제(表面主題)보다는, 소설의 내용 안에 녹아들어 있는 이면주제(裏面主題)가 독자의 진실한 감동을 유발시킬...'
'거의 모든 문장이 주어와 동사만으로 이루어졌다고 생각될 만큼, 『수호전』의 서술방식은 행동주의적이고 비(非)묘사적이다. '
'매 이야기 끝머리마다 나오는 알라에 대한 찬양은 “이토록 우리에게 쾌락을 허락해주시니 감사합니다.”라는 뜻의 표현인 것이다. ...'
'인간의 고통을 강조하는 것이 리얼리즘이라면, 쾌락을 강조하는 것이 낭만주의라고 할 수 있는데, 비록 그 쾌락이 공상적이고 환상...'
'‘답답한 윤리로부터의 상상적 일탈(逸脫)’을 통해서 얻어지는 ‘상상적 대리배설(또는 대리만족)’의 쾌감이 가장 핵심이 된다고 ...'
'여주인공의 능동적 일탈행위를 통해 독자에게 ‘재미’라는 쾌락(또는 즐거움)을 주는 효과를 얻는 것을, 소설미학적 관점에서 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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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기질을 S와 M으로 단순 분류할 수 있을까.
나는 일부 동의한다.
소설 등 예술은 상상적 일탈을 통해 얻어지는 상상적 대리배설의 쾌감이 가장 핵심일까.
나는 부정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마 교수를 미친 놈, 시대를 너무 앞서간 불행한 천재 등이라 표현하지만,
내 생각에 그는 그 시점에 한국 문학, 문단의 뜨거운 감자가 될 운명이었는지도 모른다.
그의 문학적 도발은 너무 늦지도 너무 빠르지도 않았다.
원래 개혁의 맨 앞에 서는 사람은 개혁의 과실을 따먹지 못하고 다른 이들이 밟고 전진할 수 있는 희생을 할 뿐이라고 한다.
내가 존경하는 윤동주 시인의 작품을 완벽하게 또는 체계적으로 분석한 그의 박사 논문은 영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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