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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는 와중에 여유를 갖는 방법은 무엇일까 고민하던 차에 티스토어에서 고른 책이다.

일단 제목이 마음에 든다. 느린 것이 아름답다. 즉, 빠른 것은 추하다는 의미인가?



내 마음에 내재되어 있는 불안함에 대한 해결책을 이 책에서 조금이나마 찾을 수 있었다.

저자는 다방면(음식, 도시, 건강, 의료, 섹스, 일, 여가, 육아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슬로 운동을 제시한다.


내가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슬로 운동(Movement)은 걷기, 식물 가꾸기, 낙서하기, 기도, 단전 호흡, 스트레칭 등 6가지이다.

실제로 이 중에 하나를 꾸준히 하는 것도 나의 현 의지치로는 어렵다. 좀 더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

 

책을 읽으며 메모한 부분은 아래와 같다. 책 내용은 꽤 방대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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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승구에 다다라 긴 줄의 맨 뒤에 서는데, 여기서는 아무것도 안 하는 것 외에는 할 일이 없다. 문제는 내가 이제 더는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1982년, 미국의 내과 의사 래리 도시는 ‘시간병(time-sickness)’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그것은 “시간이 달아나고 있다는, 시간이 충분치 않다는, 그리고 계속 나아가려면 가속 페달을 더욱더 세게 밟아야 한다는 강박적 믿음”을 가리키는 말이다. 즉석 지식인이란 한 프랑스 사회학자가 사용한 말로, 한 박자도 뒤지지 않고 어떤 질문에 대해서도 그럴듯한 답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 책에서 패스트(Fast)와 슬로(Slow)는 단순히 변화의 속도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두 낱말은 하나의 존재 방식, 혹은 삶의 철학을 나타내는 일종의 속기 문자다. 패스트는 바쁘고, 지배하고, 공격적이고, 서두르고, 분석적이고, 스트레스에 눌려 있고, 피상적이고, 참을성이 없고, 동적이고, 질보다 양을 추구하는 태도다. 슬로는 그 반대다. 차분하고, 신중하고, 수용적이고, 정적이고, 직관적이고, 여유롭고, 참을성 있고, 반성적이고, 양보다 질을 추구하는 태도다. 그것은 사람들, 문화, 일, 음식 등의 모든 것들과 실제적이고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 데 작용한다. “모든 것을 느리게 한다면 그건 어리석은 태도예요. 내가 지향하는 바도 결코 아니고요. 느리다는 것은 자기 삶의 리듬을 자신이 조절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명석하고 창의적인 사람들은 마음을 한가로이 방치할 때와 고되게 부릴 때를, 느려야 할 때와 빨라야 할 때를 분별하는 것이다. 찰스 다윈은 자신을 “느리게 생각하는 사람(slow thinker)”으로 규정했다. 앨버트 아인슈타인은 프린스턴 대학의 자기 사무실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허공을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 첫 단계는 이완이다. 조급함을 버리고 아등바등하기를 중단하며 불확실성과 활동 중지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일 때문에 무척 바쁘고 스트레스에 눌릴 때면, 그냥 5분이나 10분 동안 호흡 수행만 하면 마음에 평온이 다시 찾아온다. 몸과 마음과 영혼의 조화를 도모하는 고대 인도의 양생법, 요가를 예로 들어보자. ‘요가’라는 말은 ‘결합한다’를 뜻하는 산스크리트어다. “걷기는 나의 냉각 시간입니다. 걷다 보면 그날을 맞을 준비가 되거든요. 하루가 끝나고 나서 집을 향해 걸으면 긴장이 풀어지고요.”


시계 시간(Clock Time)이 자연 시간(Natural Time)에 대해 우위를 확보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우리는 빨리 가는 것을 즐길 뿐만 아니라 그것에 익숙해진다. 그것을 '속도 적응(velocitization)'이라 한다. 1901년에는 존 거드너가 '뉴욕 병(newyorkitis)'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안절부절 못하고, 빨리 움직이고,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등의 여러 증상을 보이는 질병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영혼은 그 본질상 슬로(slow)다. 아무리 용을 써보아야 깨달음의 속도를 높일 수는 없다. 모든 종교는 초월적인 힘과 연결하기 위해서는 속도를 늦추어야 한다고 가르친다.


슬로 푸드는 작은 것, 서두르지 않는 것, 현지에서 나는 것을 사랑하는 탓에 글로벌 자본주의의 숙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공판이 있으면 꼭 슈퍼슬로 운동을 합니다. 주의가 집중된 상태로, 맑은 머리와 절제된 마음으로 재판에 임할 수 있게 말이지요. 전에는 생활에서 큰 문제가 생기면, 본능적으로 빨리 하려고, 되도록 빨리 해치워버리려고 애썼습니다. 지금은 훨씬 더 명상적인 방식으로 문제에 접근하는데, 그 것이 컨설팅에 도움이 됩니다.


세상을 둘러보면 속도를 줄이려는 갈망이 커지고 있어요. 내 생각에는 속도 줄이기의 출발점으로 가장 좋은 곳은 침대입니다.


자신의 웹사이트(www.slow-sex.it)를 성적 감속의 모든 측면을 논의하기 위한 포럼으로 전환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탄트라'는 산스크리트어로 '늘린다, 넓힌다, 짠다'를 뜻한다. 탄트라 철학은 인간의 몸이 척추를 따라 위치한 7개의 차크라를 통해 생식기로부터 정수리까지 에너지를 순환시킨다고 가르친다. 그 활동들 가운데 '예-아니오-글쎄요-더요(Yes-No-Maybe-Please)'라는 것이 있다. 파트너들은 차례로 상대방을 만지는데, 만점을 받은 사람은 만져주는 사람에게 그때그때 기분을 전달한다.


기존 의료에 환멸을 느낀 수백만 명이 보완 대체 의학(CAM)으로 돌아서고 있는데, 이는 많은 개발도상국에서 지금도 활발히 이용하고 있는, 전체론적 의료 전통에 토대를 둔 느린 의학이다.


직원들 가운데는 직장에서 '시간자결권'이 있으면 직장 안팎에서조급증과 스트레스를 덜 느끼게 된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조지 버나드 쇼는 2000년에는 우리가 2시간만 일하게 되리라고 예언했다.


플라톤은 여가의 최고 형태는 고요해져서 세계에 마음을 여는 것이라고 믿었다.


뜨개질은 삶에 대해 생각하고, 그 의미를 찾고, 관계를 형성할 시간을 내는 한가지 방법이다. 뜨개질은 본질상 슬로다. 단지 버튼을 누르거나 다이얼을 돌리거나 스위치를 올리는 것만으로는 뜨개질 속도를 높일 수 없다. 뜨개질의 진정한 기쁨은 결승점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 있다. 정원 가꾸기도 마찬가지다. 세계의 거의 모든 문화에서 정원은 하나의 피난처, 휴식을 취하고 생각을 가다듬는 장소다.



내 모토는 정말로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은 모두 천천히 읽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림 그리기는 빠름과 느림의 균형을 찾고 그렇게 해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데 도움이 됩니다.



템포 기우스토(Tempo Giusto) 운동의 목적은 전세계 지휘자, 교향 악단, 독주자가 속도 늦추기에 동참하게 만드는 것이다. 모차르트 시대에는 음악이 여전히 언어와 같았습니다. 음악을 너무 빨리 연주하면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연주곡은 1992년에 미국의 아방가르드 작곡가 존 케이지가 만든작품이다. 그 제목은 ASLAP(As Slow As Possible) 즉 되도록 느리게이다. 클라이스트는 ASLAP를 639년간 연주하는 행사를 현대 세계의 숨가쁘고 조급증에 찌든 문화에 대한 도전으로 설명했다.



빈 시간은 채워야하는 진공이 아닙니다. 그 빈 시간이야말로 여러분 마음 속의 다른 것들을 창조적으로 재정비할 수 있게 합니다. 4X4 퍼즐에 있는 빈 사각형 하나가 15개의 다른 조각이 움직일 수 있게 해주듯이 말입니다.


인생의 분투라는 것은 어느 정도는 각각의 일을 얼마나 느리게 혹은 얼마나 빠르게 할지를 둘러싼 싸움이다. 요체는 균형에 있다. 모든 것을 더 빨리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걸맞은 속도로 하는 것이다.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때로는 그 중간 속도로. 


내적인 느림을 함양하는 한 가지 방법은 명상, 뜨개질, 정원 가꾸기, 요가, 그림 그리기, 독서, 걷기, 기공 등 가속에 도전하는 활동에 시간을 내는 것이다.



전세계적인 느림 열망의 밑바탕에는 우리의 삶에서 무엇이 결여된 듯한 느낌이 깔려 있다. 하지만 그 '무엇'이 삶의 질 그 이상의 심오한 것인지는 아직 논란의여지가 있다.


내 취미 활동에 '덜하는 것이 더 많이 하는 것(less-is-more)'이라는 방식을 적용하니 서두르려는 압력이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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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다음주에 작은 식물을 구입할 예정이다. 

사무실 책상 위에 놓고 키워볼 계획이다. 

나는야 어린 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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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hy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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