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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 윤광준에게) 윤광준이 그리던 멋진 그림이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그때 일기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죽더라도 난파선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사람이고 싶다.’ 멀리 떨어진 곳이란 제겐 작가로 홀로 서는 꿈, 그것이었죠. ‘누구처럼’이 아니라 ‘나처럼’이 당시의 화두였습니다. 진정 자유롭게 살고 싶었는데, 그걸 구현하는 최선의 그림이 제게는 작가로 모아졌죠. (본문 40쪽)
(가수 조영남에게) 위선을 떤 5년을 통해 얻은 게 있다고 봐야겠네. 끔찍하게 아파봤기 때문에 지금 라디오 방송에서 청취자의 눈높이로 진행할 수 있는 것이겠고
어쩌면 그게 맞아. 인간의 삶이란 위선 절반 순수 절반이거든. 이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게 중요하지. 단, 내 경우 판단 기준은 하나야. 재미가 있느냐 없느냐 그것이지. 사회 통념상 좋은 일이라고 하지만 내게 재미없다면 난 절대로 손대지 않아. 아내랑 자식이랑 잘 살고 있다가도 젊고 예쁜 여자가 새로 나타났다면 그게 나에게는 전보다 더 재미있는 일일 수도 있지. (본문 72-73쪽)
(수학자 강석진에게) 축구가 그렇게도 좋은 겁니까
(제가 감독으로 있는) 자연과학대 축구 동아리의 모토가 ‘정당하고 아름다운 축구’입니다. 함께 호흡하고 올인 해서 뭔가를 만들어가는 그 느낌은 스포츠를 통해서만이 가능합니다. 사랑하는 학생들이 우르르 몰려나와 우승 감독인 저를 헹가래 쳐줄 때의 그 기분은 ‘the most glorious moment’, 즉 인생 최고 영광의 순간이자 평생 기억하게 될 순간이죠. (본문 131쪽)
(배우 차인표에게) 차인표의 지금 모습은 충분히 멋진 거 아닙니까? 누구나 부러워하는 스타인 데다가 대중적 이미지도 좋고요
아뇨. 연예인이라는 정체성이나 자부심은 저에겐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느 순간 제 삶의 목표가 달라졌습니다. 배우라고 해서 반드시 무대에서 죽어야 한다는 생각도 굳이 하지 않습니다. 연기하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고 얼마든지 나답게 살 수 있는 것이죠. (본문 2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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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인표 인터뷰 내용이 궁금하여 구입한 서적이다.
차인표는 본인 소설의 메시지는 인정머리 없는 세상살이지만 절대 포기하지 마시라는 것이라 얘기한다.
뼈 속 깊이 기독교 신앙이 배어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차인표가 추천하는 다섯여권의 책 중에는 그의 아버지가 그에게 물려준 성경이 포함되어 있다.
당시 국회의원 임기가 끝나가던 중년의 홍정욱 역시 기독교 서적 1권을 추천도서에 포함했다.
그 외의 인터뷰어들은 대부분 포스트 모더니즘, 인본주의 부류의 고전을 추천하는 듯 하다.
르네상스 이후의 예술계는 반기독교 정서가 대세가 되었기 때문이겠지.
만화가 이원복 교수의 인터뷰도 기억에 남는다.
잠실 장미아파트에 30년 넘게 거주하는 듯 한데, 그는 자신의 집을 장미살롱이라고 부른다.
오래된 집이지만 한강뷰가 있고 대형평수이다보니 자신만의 작업 공간을 갖추고 있다.
이 책은 현재는 절판되어, 알라딘 온라인 중고 통해서 확보 할 수 있었다.
2012년에 나온 책이라 그 당시 기준으로 해석하면 될 듯 하다.
문제적 연예인 조영남, 고인이 된 마영범 등.
모든 인터뷰는 주인공들의 서재 또는 개인 스튜디오에서 이루어졌다.
모범생이 아닌, 독특한 길을 걸어온 사람들답게 인터뷰 주제는 다채롭다.
그들이 위인, 롤모델이라는 생각은 크게 들지 않고,
철없는 중년의 남성 정도로 보이는 측면도 있다.
그들 다수는 가정보다는 커리어, 일의 성취를 추구한 것으로 보인다.
요즘 내가 고민하고 있는 포인트와 정반대의 삶과 철학을 가진 이들의 이야기로
대다수 채워져있다보니 불편함을 느꼈다.
솔직히 그들처럼 늙어가고 싶지는 않다 (차인표, 홍정욱 제외).
조금 한심해보인다고나 할까. 왠지 이 목록에 정우성이 포함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듯 했다.
자식의 난민화를 번지르르하게 포장하는 인터뷰가 상상된다.
읽기 전의 기대감이 단번에 박살난 책이었다.
크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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