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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는 '비즈니스로 보는 반도체의 과거, 현재, 미래'다.
일본 저자가 일본 산업/기업의 관점에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바라본 흥미로운 책이다.
리디 e북으로 읽으며 메모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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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는 '반도체는 다른 대용품이 없다'라는 점이다. 전자기기를 구성하는 1,000여 개의 부품 중 반도체 하나만 없어도 전자기기 제조가 불가능하다.
둘째는 '반도체는 거액의 돈이 움직이는 거대 산업'이라는 점이다. 반도체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2022년 세계 반도체 제조 설비 투자 총액은 1,904억원 달러에 달한다.
셋째는 '반도체 공급망은 상당히 위태롭게 균형 잡혀 있다'라는 점이다. 반도체는 세계 경제나 국제 정세의 영향을 특히 잘 받는다. 반도체 제조와 유통 공급망이 전 세계에 거미줄처럼 뻗어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코로나 소용돌이 속에서 발생한 반도체 부족은 결코 특별한 현상이 아니다. (중략) 반도체 부족 사태를 일시적인 경제 이슈로 지나칠 것이 아니라, 반도체 산업의 특징을 제대로 이해한 다음 반도체와 세계 경제 사이의 관계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철강 제조사가 반도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철강 사업과 너무 다른 시장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중략) "비싼 수업료였다. 급격한 가격 변동과 제품의 빠른 세대교체 등이 철강 사업과 너무 달랐다"라고 밝혔다. 여러 철강 회사가 반도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한 이유가 이 한 문장 안에 모두 담겨 있다.
자동차 업계보다 반도체의 사용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는 분야는 바로 산업 기기 분야다. 산업 기기란 공장에서 사용되는 전자 기기를 말하며, 공장에서 사용되는 로봇, 용접기와 같은 설비, 업무용 인쇄기 등 매우 다양한 전자 기기가 이에 속한다.
즉, 수요가 발생했다고 해서 당장 그 수요에 맞게 출하 수량을 늘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반도체를 비축해 둘 수 없기에, 갑작스러운 수요 증가에 실시간으로 대응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반도체 상사는 세 가지 역할을 한다. 첫 번째는 영업/마케팅 기능, 두 번째는 재고/물류 기능, 세 번째가 금융 기능이다.
반도체 상사 중에서도 판매나 기술 지원, 물류를 세계적인 규모로 수행하는 상사를 '글로벌 디스트리뷰터'라고 한다.
그렇다면 실제로도 일본산 반도체가 뒤처지고 있으며, 일본은 세계 반도체 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잃은 것일까. (중략) 이를 설명하기 위해 다음 세 가지 포인트를 살펴보자.
- 국가 경쟁력이 높은 파운드리 기업이나 팹리스 기업이 없다.
- 반도체 재료나 반도체 제조 장치에 관해서는 지금도 일본의 점유율이 높다.
- 일본에는 일본 내외 기업을 포함해 반도체 공장이 다수 존재한다.
또한 일본 기업은 반도체 기판이나 후공정 장치 분야에서도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이며 세계 정상을 달리고 있다. (중략) 후공정 장치의 테스터 분야에서는 일본 기업이 과반수를 점유하고 있고, 다이서(실리콘 웨이퍼를 자를 때 사용하는 장치)의 경우에는 무려 90%에 가깝게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다.
일례로, 자동차에 적용되는 반도체는 최첨단 기술이 아니라 오히려 조금 이전 세대의 제조 기술을 사용한 반도체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반도체 시장에서는 일본 기업들이 해외 기업들에 뒤처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전자 부품 시장에서는 일본 기업들이 상당히 선전하고 있다.
앞으로는 전자제품 제조사가 반도체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높여갈 가능성이 크다. (중략) 모든 전자제품 제조사가 설계와 제조를 모두 잘하지는 않는다. 즉, 많은 전자제품 제조사에서 실현하기 어려워하는 부분을 전자 부품 제조사가 도와주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전자 부품 제조사는 이미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중 하나가 무라타제작소다.
반도체는 2030년까지 1조 달러 시장으로 성장한다고 예측한다. 시장을 예측하는 데 중요한 사항으로는 다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 반도체 시장은 어느 정도 호황과 불황의 사이클이 존재하더라도 꾸준히 성장할 것이다
- 반도체를 사용하는 전자제품과 응용 기기의 분야와 종류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
- 제조사마다 사업의 기복은 있을 수 있지만, 업계 구조 자체에 큰 변화는 없다. 공급망의 취약점은 과제로 남아 있다.
(생략) 사실은 미국이 반도체 업계의 상위 공정에 매우 큰 장악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하는 편이 맞을 것이다. 반도체의 설계에는 EDA 도구라는 반도체 설계를 자동화하는 소프트웨어가 사용되는데, 이 소프트웨어는 케이던스디자인시스템즈오 시놉시스와 같은 미국의 기업이 독점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미 트랜지스터의 구조는 FinFet 등 입체적인 3차원 구조가 구현되었고, 앞으로 더욱 미세화하기 위한 입체 구조는 여전히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일본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앞으로 어떤 점에 주력해야 할 것인가. 나는 두 가지를 제안하고 싶다. 첫째는 반도체를 설계하는 능력, 둘째는 전자제품을 이용한 새로운 서비스의 창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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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한 내용이 꽤 많았던 걸로 보아, 나름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반도체라는 드넓은 바다에서 내가 어느 방향으로 먼저 항해할 지는 알 수 없으나,
옆나라 일본의 생각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반도체 투자자 또는 투자기업은 자산/사업을 어떻게 운용하고 확장하는걸까.
화학, 물리학, 첨단제조, 소재, 장비, 소프트웨어, 금융 등 모든 학문의 총집합체처럼 느껴진다.
반도체기업의 경영진의 눈으로는 이 모든 것이 어떻게 보일까.
전체적인 판이 한눈에 다 보이면서, 한편으로는 세부 사항까지 깊이 있게 통찰력을 가질 수 있을까.
내가 조급한건가.
생각이 너무 많은걸지도.
제조업은 여전히 낯설다.
제조업으로 먹고 사는 나라에서 이런 아이러니가 있을수가.
CES2024 뉴스들로 언론이 시끄럽다.
이제 지드래곤까지 참관하는 행사다.
미래를 보여줘, 미래를 느끼고 싶어 (비록, 그 미래가 다 실현되지 않을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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