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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형식이라 술술 페이지가 넘어갔다.

책 부제가 '공지영이 당신께 보내는 위로와 응원'이다. 역시 이 시대 힐링 문학의 아이콘답다.

나 역시 그녀의 최근 저서인 '네가 어떤 삶을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를 접하며 그녀 문학에 호감을 갖게 되었다.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가 다양한 주제에 대해 공지영과 진행한 인터뷰를 정리한 책이다.

 

 

 

 

그녀가 좌빨이라고 비난하는 평론가가 많다고 하는데, 나는 그녀의 이념에 크게 관심이 없다.

또한 그녀의 작품 자체보다는 3번의 이혼 경력과 준수한 외모 등 작품 외 적인 요소를 씹어대는 세태가 안타깝다. 

그녀가 이야기한대로, 깊이 있고 품격을 갖춘 평론가들이 한국에 부족하다는 점은 공감한다.

 

이 책은 '그냥 괜찮은' 수준의 재미와 깊이를 준다.

개인적으로 그녀의 작품세계 보다는 그녀의 문학관/인생관에 대한 이야기가 더 흥미로웠다.

책을 읽으며 메모한 부분은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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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문자로 된 컨텐츠, 언어는 굉장히 오래갈 거라고 봐요.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 같은 것을 시나리오 상태로 먼저 들고 가면 영상이 결코 감당하지 못해요. 그런데 활자로 먼저 써서 상상력을 통해 검증을 받으면 영상으로 옮길 수 있거든요. 모든 것의 기초는 사실 문자화된 일차적 상상력에 있는데, 제가 작가가 된 게 너무 좋은 게, 나는 바로 오늘이라도 ‘오늘은 핵잠수함을 띄웠다’라고 할 수 있는데, 영화나 연극으로 그것을 구현하기는 너무 힘들잖아요.


우리가 의식주 같은 기본적인 거 빼고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는 본능도 가지고 있고, 이야기를 갈구하는 본능도 있는데, 이런 것들은 아주 오래된 유전자 속에 박혀 있는 본능화된 어떤 것이라고 봐야죠.

인터넷의 짧고 무의미한 글쓰기가 문학의 적인 것 같아요.

세계 대가의 작품들을 보면 다 돈 얘기예요. 도스토예프스키, 톨스토이, 발자크 등등 돈 얘기 안 나오는 소설을 쓴 소설가는 거의 없어요. 돈 때문에 죽이고, 살리고, 배신하고, 이런 얘기들이잖아요.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도 그렇고요. 어떻게 돈 얘기를 모르고 사람을 파악할 수가 있어요.


이야기들이 아주 재미있고, 구성이 짜임새 있게 흘러가지만 삶이 거기서 발견되지 않는 것 같은, 말하자면 아픔이 발견되지 않는 그런 소설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얘기죠. 제게 있어서 그것과 대척점에 있는 것이 토마스 만, 산도르 마라이, 로맹가리 이런 사람들이에요.

제가 좋아하는 고사성어가 있는데, ‘포정해우’라는 말이에요. 소를 잡는 사람과 임금이 하는 대화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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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읽을 책은 많은데, 내 손에는 책이 잘 안 잡힌다.

내 스마트폰에 다운로드한 e북은 넘쳐나는데,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집에서는 애들이랑 놀아주느라 독서 시간이 녹녹치 않다.

결국 출퇴근길, 늦은 밤/이른 새벽, 업무 시간이 가용한 기회로 보인다.

 

글쓰기 실력도 향상하고 싶은데, 글쓰기 연습은 거의 못 하고 있다.

펜보다는 키보드에 익숙하다.

나의 조급함이 문제인걸까. 조급함을 유발하는 불안감이 근본적인 원인이겠지.

 

글 읽는/쓰는 즐거움을 하나씩 배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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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hy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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