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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부동산의 알파요 오메가는 강남이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이며, 미래를 비추어주는 도구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며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였다.


과거 6년간 강남에서 거주한 내게, 이 책의 이야기는 흡입력이 상당했다.

나 자신의 삶('97~'00 청담동 자가, '01~'02 방배동 전세)을 투영해보았다.

청담동 동산아파트('97년 2억 매입 후, '00년 3억에 매도)라고, 지금은 청담래미안로이뷰('17년 시세 15억)라고 바뀐 모습을 보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창가로 영동대교가 내려다보이는 참 아름다운 집이었다. 

당시 1억 차익을 얻고 매도한 우리 부모님은 지금도 배가 몹시 아프시겠지.

방배역 1번 출구 삼익아파트 옆 작은 빌라(이름이 하늬타운이었나 가물가물)는 지금 방배3주택재건축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강남 거주 당시 난 16~20세였는데, 부동산 투자/ 경제학/ 자본주의를 이해하기엔 너무 어린 나이였다.

그렇다고 우리 부모님을 원망하고 싶지는 않다. 그들 나름 20여년 열심히 저축해서 강남에 입성하였지만 너무 쉽게 떠났다고나 할까.


내년 초 나의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재정리하면서 강남 인근에 입성해야겠다는 조급함은 나의 이러한 과거사에서 비롯되었다.

강남 8학군 주변의 아파트 시세는 절대 떨어지지 않을거라는 불안감이 자리잡고 있다.

정부, 지자체, 기업, 서민 등이 또 다른 강남을 만들지 못 하면서, 결국 오리지널 강남의 희소가치는 지속 급상승 중이다.

이 책을 보면 또 다른 강남을 만들기 위해서는 군부가 지자체/기업/원주민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정책(?)은 이제 불가능하다.

우리 사회가 70년대보다 많이 투명해지고 민주화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인류의 역사는 토지의 배분/소유/쟁취로도 해석할 수 있다는 학설을 나는 인정하는 편이다.

그러기에 부의 증식을 위해서는 토지 또는 토지 위의 건축물을 적극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강남 부동산 신화를 비판만 하기에는 또는 맹신만 하기에는, 그 안에는 매우 복잡한 사회, 역사, 가치관, 욕망이 뒤섞여있다.

인간의 욕망이 가장 잘 투영되는 대상은 화폐, 토지, 색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름 나의 아쉬웠던 강남 생활과 그 추억이 정리/위로되는 기분이었다.

나의 욕망과 현실에 대해서도 그 불편함을 인지, 인정할 수 있었다.


강남의 탄생
국내도서
저자 : 한종수,강희용
출판 : 미지북스 2016.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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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hy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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