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쓰는 시간은 귀하게 여기고 몸 쓰는 시간은 하찮게 여기는 건 내가 받아온 교육과 사회체계가 가르친 고약한 습성이란 것을, 역시 머리로만 인정하면서 현실에서 여간해선 고치고 싶지 않았다.'
'운동에 들이는 시간이 아깝게 느껴진 건 그런 생각 탓만은 아니었다. 현실적으로 할 일이 너무 많았다. 그런데 일을 제쳐놓고 운동을 한다? 사치로 느껴졌다.'
'나이스의 지도를 따르려면 나는 시간의 추격자가 아니라 산책자가 되어야 한다. 쌓여가는 일에 조바심내지 않고 산책자처럼 한 발 물러나 바라봐야 하는 것이다.'
'삶이 지루하다 해서 늘 익사이팅한 경험을 만들고 매일 여행을 떠날 순 없지 않은가. 살아가려면 늘 고만고만한 일상과 맞물려 돌아가는 소소한 성취에서 기쁨을 찾을 줄 알아야 한다. 피트니스의 지루함은 삶의 그런 모습과 닮아 있다'
'나는 전교 1등이 되고 싶은 게 아니라 그냥 학교생활을 즐겁게 하는 그런 학생이 되고 싶은 거라고요. 몸짱이 되고 싶은 게 아니라 오후 돼도 처지지 않고, 아침부터 천근만근이지 않고, 좋아하는 술 계속 마실 수 있고, 친구가 푸념하고 고민을 털어놓을 때 귀찮아하지 않고 들어줄 수 있는, 그런 체력을 원하는 거라고요.’'
'만델라는 거의 매일 저녁 역도 클럽에 다녔다고 한다 (와우 , 만델라도 헬스클럽에 다녔네 ! ) 당국의 탄압과 생활고, 인권변호사 생활로 바늘 하나 꽂을 틈 없는 빡빡한 생활이었는데 말이다. 수배를 피해 도피하던 생활 중에도 매일 아침 다섯 시면 일어나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한 시간가량을 뛰었다. 도피처를 제공한 사람도 결국 만델라의 건강 ...'
'덩치와 체형에 상관없이 납작하고 볼품없는 엉덩이는 앉아서 노동하는 사람들의 특징인 것 같다. 날씬하건 뚱뚱하건 세월과 노동에 쓸리고 쓸린 엉덩이는 기가 죽어 있다. 반면 식당 주방에서 알바할 때 내게 낯선 느낌을 준 것은 같이 일하는 분들의 엉덩이였다. 정말 튼실해서 한 광주리를 꽉 채운 것 같은 엉덩이를 보면 묘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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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행하고 있는 코난북스 '아무튼' 시리즈 중 한 권이다.
머리 쓰는 시간은 귀하고, 몸 쓰는 시간은 하찮다라는 습성에 저자 자신도 반성한다.
이제는 머리 쓰는 시간만큼 몸 쓰는 시간도 귀하다고 나 스스로 최면을 건다.
코로나 때문에 피트니스 사장/알바는 망했지만 홈 트레이닝(유튜브, TV 등)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 중이다.
1등이 아닌 커트라인에 걸치는 수준의 목표가 서른아홉 내게 적합하다.
초등학교 축구, 중학교 농구, 대학교 축구, 신입사원 헬스장과 검도, 대리 시절 스크린 골프, 과장 시절 호흡/걷기/명상 등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요즘에는 계단 오르기, 집근처 산책을 즐겨한다.
내 하체가 튼튼한 줄 알았는데, 그냥 살찐 허벅지와 엉덩이살이었다.
나의 푸시업, 스쿼트, 플랭크 횟수 또는 시간을 재보면 자가 진단 가능하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하루 23시간이란 개념이 좋다.
그는 하루 1시간은 최우선순위로 운동에 전념한다고 한다.
마라톤까지 하는 그는 주로 뛴다.
Run.
코로나 때문에 찾아온 뉴 노멀 시대에 맞는 나만의 운동 루틴을 찾아본다.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며 마스크를 착용한다.
우리 인류는 그렇게 새로운 길을 찾는다. 항상 그래왔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