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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보헤미안으로만 유명하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20세기초 유럽의 많은 유대인들이 모여 있던 장소이고 (그만큼 많은 희생을 당한),
수많은 인물들 중에 폰 노이만을 빼먹을 수는 없다.

물리학이 수학을 먹고, 수학이 전산학을 꿀꺽,
전산학이 AI, 반도체, 전략 자산을 지배하는 오늘에 되어서야 
그게 무슨 의미인지 이해가 될 것이다.

간만에 종이서적으로 읽어내려갔는데, 덕분에 올해 상반기는 학구적인 냄새가 조금 풍겼다.
(책 내용 자체가 상당히 전문적이고 깊이가 있다보니)
교보문고 홈피에서 발췌한 책 속의 문장들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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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딱지만 한 나라에서 어떻게 걸출한 수학자와 과학자가 그토록 많이 배출될 수 있었을까? 그 비결은 화성인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지만, 한 가지 가설에는 모두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우리가 화성인이라면, 우리 중 하나는 아예 다른 은하에서 온 별종 중의 별종이다.” 1963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헝가리 태생의 미국인 물리학자 유진 위그너는 이 수수께끼 같은 ‘헝가리 현상’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이렇게 대답했다. “그런 것은 없습니다. 헝가리 사람도 다른 나라 사람들과 비슷해요. 단, 설명이 필요한 딱 한 사람이 있는데, 그가 바로 존 폰 노이만입니다.” _ 1장 부다페스트의 수학 천재(23쪽)

노이만은 희한하기 그지없는 양자역학에 별다른 적개심을 갖지 않았다. 말끝마다 트집을 잡았던 아인슈타인보다는 훨씬 너그러웠다. 단지 노이만은 양자역학의 저변에 깔려 있는 이중성이 어떤 모순을 낳는지 알고 싶을 뿐이었다. 다행히도 이중성은 아무런 모순도 낳지 않았다. 양자계와 고전계의 경계선을 어디에 설정하건, 관측자가 얻는 답은 항상 같았던 것이다. 그리하여 노이만은 이 경계선을 관측자의 몸 안 깊숙한 곳, 심지어는 자각이 일어나기 바로 직전까지(그곳이 어디이건) 옮길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이 경계는 오늘날 ‘하이젠베르크 절단선’으로 알려져 있는데, 좀 더 공정하게 말하면 ‘하이젠베르크-노이만 절단선’으로 불러야 옳다. _ 3장 양자역학의 시대를 열다(100쪽)

노이만은 연구 시간 중 거의 3분의 1을 폭탄 개발에 할애했다. 아마도 그는 로스앨러모스에 갇히지 않고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연구원 중 유일하게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가 로스앨러모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을 때 육군과 해군은 탄도학과 충격파에 관한 그의 연구가 자신들에게도 필요하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그래서 노이만의 이론적 연구는 워싱턴에 있는 국립과학아카데미(NAS)의 보안사무실에서 삼엄한 경비하에 진행되었으며, 소규모 폭파 실험은 매사추세츠에 있는 우즈홀에서 역시 비밀리에 실행되었다.
_ 4장 맨해튼 프로젝트와 핵전쟁(167쪽)

ENIAC은 단 하나의 목적을 위해 태어난 전쟁 기계였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고 다른 용도가 부각되자 기계의 존재 이유가 가장 큰 단점으로 떠올랐다. 프로젝트 팀원 중 이 문제를 가장 정확하게 간파한 사람은 노이만이었다. 팀원뿐만 아니라, 그만큼 잘 아는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프로그램을 수시로 바꿀 수 있는 유연한 컴퓨터”의 설계도가 이미 노이만의 머릿속에 그려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ENIAC 운영팀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나름대로 기계의 단점을 인식하고 해결책을 물색해왔는데, 여기에 노이만이 합류하여 날개를 단 셈이 되었다. _ 5장 컴퓨터의 탄생(209쪽)

 


노이만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인간의 막연한 욕망과 편애적 성향에 숫자를 할당하는 엄밀한 방법을 개발한 것이다. 『게임이론』이 출간되고 60여 년이 지난 2011년에,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은 이 책을 가리켜 “사회과학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이론이 담긴 책”이라고 했다. 『게임이론』이 출간된 후 이론의 핵심인 ‘효용이론’과 ‘합리적 계산’의 개념은 상아탑을 넘어 모든 분야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_ 6장 게임이론이라는 혁명(299쪽)

처음에 노이만은 RAND에서 게임이론을 개선하는 데 집중했다. 1947년에 윌리엄스가 편지를 통해 “한동안 게임이론의 응용에 주력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을 때, 노이만은 매우 긍정적인 답장을 보내왔다. “당신이 열성적으로, 그리고 성공적으로 추진해온 게임이론 프로젝트는 제게도 매우 커다란 관심사입니다. 이 점에 관해선 두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지요.”26 노이만은 RAND의 수학자들이 제출한 게임이론 보고서를 면밀히 살펴보았다. 그가 이전에 출간했던 책에서는 주로 2인 게임과 n-게임의 해를 찾는 데 주력했었지만, 이제 노이만의 관심은 이론적 해를 찾는 것보다 실질적인 해를 계산하는 쪽으로 옮겨간 상태였다.
_ 7장 게임이 된 전쟁(355쪽)

노이만의 세포 오토마타는 이 분야에 등장한 모든 이론의 씨앗이 되었으며, 생명을 창조하겠다고 나선 용감한 개척자들에게 번뜩이는 영감을 불어넣었다. 그가 끝내 완성하지 못한 운동형 오토마타도 결실을 맺었다. 존 케메니가 노이만의 아이디어를 일반 대중에게 소개한 직후에 한 무리의 과학자들이 그와 같은 장치를 컴퓨터가 아닌 현실 세계에 구현한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만든 장치는 생명체처럼 부드러운 재질이 아니라, 주로 볼트와 너트로 이루어진 딱딱한 기계였다. 나노기술의 선구자인 에릭 드렉슬러는 이 장치를 ‘덜컹대는 복제기’라 불렀다. _ 8장 생명의 논리를 찾아(466쪽)

노이만의 몸을 잠식하던 암이 어느새 뇌까지 도달했다. 그는 잠결에 헝가리어로 잠꼬대를 했고, 병실을 지키던 군인들을 불러서 “본부에 급히 전할 메시지가 있다”며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기도 했다. 지구에서 가장 예리했던 한 사람의 지성은 그렇게 서서히 저물어갔다. 마지막 순간에 노이만은 마리나에게 “7+4” 같은 단순한 산수 문제를 내달라고 부탁했는데, 마리나가 던진 몇 개의 문제에 노이만은 하나도 답하지 못했고,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마리나는 눈물을 흘리며 병실 밖으로 뛰어나갔다.
_ 8장 생명의 논리를 찾아(493-4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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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이다보니, 어느 정도 노이만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 부분도 있을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전후, 그리고 냉전시대까지
지금 와서 되돌아보면 그 격변의 시기에 과학자 세계는 어땠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전쟁과 식민지의 상처를 이겨내고 고성장을 꿈꿀 수 있던 20세기.
지금은 기술(테크놀로지) 기반의 성장이 당연하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다소 긴가민가했을 것이다.

반도체, 네트워크, 서버, 전력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엄청난 원가 절감을 이뤄낸 현재,
폰 노이만이 꿈꿔왔던 이론들은 구현 가능해졌다.
컴퓨터의 크기는 건물 한채가 아니라 손바닥 안에 들어온다.

computing power는 기하급수적으로 개선되어, commodity화되어 가고 있고
필수재이면서도 사용/활용 접근성이 매우 좋아졌다.

수학이나 컴퓨터공학에 관심 있는 대중들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책이 될 것이다.
반면 순수 문과생, 기술에 무관심한 이들에게는 상당히 난해한 내용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폰 노이만 같은 아웃라이어 때문에 이공계 석박사 과정이 쉽지 않은 것이다.
전세계를 상대로 경쟁한다고 생각해보면 된다.
나의 논문이나 연구가 과연 월드클래스에 다다를 수 있을까?
미국와 중국 연구소와 비교해봤을 때, 국내는 어느 정도 레벨일까...

AI 시대에 한국이 조금씩 뒤쳐지고 있는게 아닐까란 생각도 종종 든다.
모바일, 클라우드, 플랫폼 산업까지는 어느 정도 잘 따라갔는데 그 맥이 끊기는건지...
한국어와 인구 수의 한계라고만 치부하기엔 좀 의아한 부분이 있다.

나 젊은 시절에는 그렇게 연구하기가 싫던데 (물론 재능도 부족했지만),
이제 와서는 한 우물을 판 친구, 동기들의 삶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물론 20년 전에 이러한 세상(?!)이 올 줄은 아무도 몰랐다.
교수도, 선후배들도.
교과서 속의 인공지능이 현실화될 줄이야!

그러니 2030, 2035, 2040년 미래도
긍정적으로 바라봐야한다~

한치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오늘일지라도,
부정적으로 앞을 보는 루저가 되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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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hy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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