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 등등

중학생, 기적을 부르는 나이 (박미자)

ThyArt 2024. 9. 25.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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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주년 개정판도 나왔는데, 나는 2013년 9월에 출간된 초본을 구입했다.
십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우리나라 중학 생활에는 큰 변화가 없는 듯 하다.
알라딘 중고서적의 저렴한 가격으로 읽을 수 있었다.


교보문고 홈피에서 발췌한 책 속의 문장들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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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청소년 시기의 학습에 대한 몇 가지 시사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첫째, 학습의 내용과 방향에 따라 공부한 분야를 관장하는 능력이 발달한다는 점입니다. 즉 배우는 내용에 따라 뇌의 특정 부위가 강화됩니다. 아이들이 깊은 사고가 필요한 공부를 한다면 뇌는 보다 깊은 사고력과 논리적 판단을 하기 위한 방향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반대로 암기가 필요한 공부를 한다면 뇌는 더 많은 것을 외우기 위한 방향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지식을 적극적으로 분석하고 사고하는 활동을 많이 하면 뇌는 적극적인 사고에 익숙해지는 방향으로 발달할 것입니다. 수동적으로 지식 정보를
받아들이기만 하는 활동을 많이 하면 뇌 역시 수동적인 사고에 익숙해지는 방향으로 발달할 것입니다. 이쯤 되면 중학생 아이를 어떻게 이끌어야 할지에 대한 답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본문 19쪽 중에서

방금 전까지만 해도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반성하던 아이가 교무실을 나가는 순간 친구들과 장난치며 웃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이 중학교에서는 흔한 일입니다.
이때 다시 불러서 혼을 내거나 훈계하는 교사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이런 행동에 대한 아무런 위화감이 없기 때문에 문제점을 지적하면 오히려 억울해 하고 반항을 합니다.

“너 이리와봐!”
“왜요?”
“너 지금 그 태도가 뭐냐? 잘못을 반성하는 사람이 맞아?”
“아까 잘못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런 놈이 문 닫고 나가자마자 웃고 히히덕거려?”
“친구들이 웃기는데 어떻게 해요?”
- 본문 24쪽 중에서

그렇다면 왜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집안일을 돕지 않을까요? 우리나라 아이들이 외국의 아이들보다 게으르기 때문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부모님에게 인정받기 위해 중요한 것은 공부를 하는 것이지, 집안일을 돕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오랫동안 학습해 내면화시켰기 때문입니다. 성적 이외에 중요한 것이 없는 집에서, 아이가 가족 구성원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자라 중학생이 되었습니다.
- 본문 163쪽 중에서

중학생들에게 “너희 부모님을 사랑하니?”라고 물어보면 90% 이상이 “부모님을 사랑한다”고 대답합니다. 그런데, “부모님을 존경하니?”라고 물어보면 “사랑하지만 존경하지는 않는다”고 대답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입니다. 중학교 2학년을 기준으로 볼 때, “부모님 중 한 분만 존경한다”고 대답하는 경우마저도 한 학급 40명을 기준으로 볼 때, 7~8명 정도입니다. 그마저도 존경하는 이유를 뚜렷하게 가지고 있기보다는 막연하게 ‘부모는 존경해야 한다고 배웠으니까’라는 의례적인 이유가 대부분입니다.
- 본문 176쪽 중에서

내 부모가 싫어했던 나의 모습, 내가 바꾸고 싶어 했던 나의 모습을 내 아이가 가지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내가 어릴 때보다 더 나쁜 모습으로 저항하고 반항하기까지 합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부모는 충격을 받고, 자기도 통제할 수 없을 정도의 불안과 분노를 느끼고 맙니다.
이때 해야 할 것은 아이에게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마음 속 깊은 곳에 여전히 생생하게 살아 있는 내 부모의 모습을 극복하는 것입니다. 부모에게서 나에게, 그리고 이제 나에게서 나의 자녀에게로 이어지는 분노와 원망의 끈을 끊어버리기 위해서 배우고 성장하는 것입니다. 나의 나쁜 모습이 더 이상 내 아이에게 전해지지 않도록 말입니다.
- 본문 228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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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말대로, 아이도 중학교에 준비가 되어 있지 않지만
부모인 나도 무방비 상태였다.

사십춘기 부모와 사춘기 자녀가 충돌하여 
매일 불꽃이 튀고 있지만
이 책을 읽고나니 더 선명히 보이는 것들이 있다.

이제는 가족의 품에서 조금씩 벗어나
교우 관계 등 사회적 틀에 적응해 나아가는 과정으로 보인다.

세대 격차와 갈등이 심한 요즘,
이런 책들은 정말 추천하고 싶다.

결국엔 하루 10분 아니 5분이라도 
알차게 얘기나누고 공감하는게 중요하다.

각자의 시공간을 존중해주고, 또 존중하는 방법을 배우며,
가족이라는 관계/규범을 함께 쌓아나가야 한다.

학원 등 아웃소싱에 모든걸 맡기지 말고,
결국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힘을 길러줘야 한다.
열아홉살의 온전한 독립을 위한 큐레이션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잘 떠나보낼 준비와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계획을 계속 수정, 업데이트한다.
(인생은 계획대로만 되지 않기에)

영혼이 메말라가는 이 시대 속에서
가족 모두, 집에서 위안을 찾기 바랄 뿐이다.

home.
따뜻한 어감의 단어이다.

19살까지 첫째는 5년반, 둘째는 7년반 남았다.
그들이 성장하여 new home을 찾을 때까지 
그 연결고리를 해줄 수 있을 뿐이다.

아이는 70% 선천적, 30% 후천적 영향을 받는다는 말에 다소 동의한다.
한 사람이 성인이 되기까지 생활한 터전, 경험한 사회적 인프라는 중요하다.
빈곤과 부유함을 언급하는 것이 아니다.
어떠한 가치관과 사람들 속에서 시공간을 소비했느냐의 이야기이다.

우리 인간은
'서로의 거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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